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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하루에도 몇번씩 주식 계좌를 확인한다면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 중에서 어린 왕자가 견문을 넓히기 위해 여러 별을 돌아다니는 내용이 있습니다. 네번째 방문한 별에서 어린 왕자는 한 사업가를 만나게 됩니다. 그 사업가는 얼마나 바쁜지 어린 왕자가 곁에 왔는데도 고개조차 들지 않았습니다. "셋 더하기 둘은 다섯, 다섯 더하기 일곱은 열 둘.. 자 그럼 오억 일백 육십이만 이천칠백삼십." 그 사업가는 이렇게 끊임없이 무언가를 숫자를 세고 있었습니다. 어린 왕자와 시시한 이야기 따위로 시간을 보내지 않겠다고 하면서 말이죠.

 어린 왕자가 사업가에게 무엇을 그렇게 세고 있냐고 물었습니다. 사업가는 본인이 소유한 별을 세고 또 세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별들을 은행에 맡겨 두고 그것이 적힌 작은 종이의 숫자를 계속 세고 있었습니다. 마치 중대한 일을 하는 착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옆에 있는 게 귀찮다는 듯이 대꾸하는 사업가에게 어린 왕자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꽃을 하나 가졌는데 날마다 물을 줘요. 그리고 화산 세 개를 주일마다 청소하죠. 그것들은 화산한테도 이롭고 꽃한테도 이롭지만, 아저씨는 별들에게 이로울 게 없어요." 어린 왕자는 '정말이지 어른들은 이상야릇해'라고 생각하며 그 별을 떠나게 됩니다.

 제가 어린 시절 어린 왕자를 읽었을 때 기억하는 이 사업가는 정말이지 이상한 사람이었습니다. 왜 별의 소유에 그렇게 집착하고 그걸 써 놓은 종이를 달달 외우며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나 생각했죠. 그의 곁에 풍뎅이 한 마리가 찾아와도 신경통이 발작해도, 또 운동부족인 걸 알면서도 한가롭게 걸어 다닐 시간이 없다며 계속해서 숫자를 세고 있는 모습을 보며 너무나 바보같고 한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저의 모습을 보니 제가 그 이상한 사업가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별의 개수가 쓰인 작은 종이가 아닌 주식잔고가 나오는 작은 스마트폰 화면을 보는 건 다르기는 하지만요. 기업에게 별로 이로울 것도 없으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하는 주식 가격을 보고 계좌의 잔고를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그러는 사이 어린 왕자가 그랬던 것처럼 나를 떠나버리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귀여운 자녀의 어린 시절, 사랑하는 연인과의 애틋한 순간, 소중한 가족과의 시간 등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순간일 수 있습니다.

 혹시 하루에도 몇 번씩 요동치는 주식 가격을 멍하니 바라보며 계좌잔고를 새로고침하고 있지 않으신가요? 이게 진정 내가 바랬던 모습인가요? 그사이에 놓치고 있는 건 무엇일까요?

 좋은 기업의 주식을 갖고 있다면 돈 버는 일은 기업에 맡겨 놓으시기 바랍니다. 믿고 맡기지 못할 기업은 애초에 갖지 말아야 하고요. 투자하는 기업에게도 나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을 멈추고 진짜 놓치지 말아야할 것을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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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TV

투자와 일상, 성공과 실패, 경제적 자유, 그 여정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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