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식 환전부터 매수까지 (환율 위험과 높은 세금 등 어려운 점은?)

 매수할 만한 좋은 미국주식을 골랐다면 한국주식 투자와 비교해 크게 다른 점은 없습니다. 좋은 주식의 실적을 지켜보며 장기간 보유하면 되는 것이죠. 그러나 매수와 매도의 과정에서 미국주식만이 갖는 특수한 점이 있기 때문에 미국주식을 처음 접하는 투자자가 망설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환전과 세금에 관련된 부분입니다. 한국주식 투자를 할 때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이죠.

 먼저 미국주식을 사기 위해서는 당연히 미국의 화폐인 달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원화로 달러를 사는 환전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죠. 그런데 1달러를 사는데 드는 비용인 원달러 환율은 시시각각 변합니다. 2020년의 경우를 보면 원달러환율의 최고가는 1,296원이고 최저가는 1,087원으로 19%나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환전을 언제 하느냐에 따라서 미국주식을 매수할 때 19%가 적은 양의 주식을 살수 밖에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환전 타이밍에 대해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저는 환전을 할 때 환율이 오르거나 내리거나 신경 쓰지 않습니다. 달러를 사는데 많은 원화를 사용하게 되는게 안타까운 마음이 없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경험으로 볼 때 환율은 예측 불가의 영역이라고 판단 내렸습니다. 환율에는 두 나라의 경제 상황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여러가지 상황과 사건들이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엄청난 규모의 거시경제에 의한 결과물인 환율을 맞출 재량이 없다는 것을 깨닫았습니다. 환율 전망을 하며 이러쿵 저러쿵 예측하는 전문가들을 많이 보긴 했지만 그 전문가들 중에서 몇 년 넘게 장기간으로 환율을 정확히 맞춘 사람은 보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환율이 '오른다', '내린다' 만 맞춘다고 해도 5년 정도를 연속으로 맞추는 사람은 있을 수 있습니다. 1/2 확률을 5번 연속으로 맞출 수 있는 확률은 3%이기 때문에 전문가 100명 중에서 3명은 우연히 맞출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10년 연속으로 맞출 확률은 0.1%이기 때문에 100명 중에 한 명도 맞추기 어렵겠죠. 단순히 1년에 한번 오르는지 내리는지 맞추는 것도 이렇게 어려운데 보통 환율 예측에서 바라는 건 더 복잡한 상황입니다.

 어쨌든 저는 몇 년에 걸쳐 환율을 맞추고 있다는 전문가를 듣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잘 맞추지 못하는 전문가들보다 더 뛰어나게 환율에 대해 알지 못합니다. 그들만큼이라도 공부해볼 엄두도 내지 못하고요. 전문가들도 못하는 것을 제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아서 환율 예측은 깨끗하게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식을 사야 될 시점의 환율로 그냥 삽니다. 쉽게 말해서 시가에 거래를 하고 있는 것이죠. 단기간의 환율 몇 프로 차이 때문에 답도 없는 고민을 하는 것 보다는 그 시간에 차라리 주식을 매수해서 하루라도 더 보유하고 한번이라도 더 배당을 받는 편이 훨씬 생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환율보다 더 크게 신경 쓰이는 부분은 세금입니다. 크게 배당에 대한 세금과 양도 차익에 대한 세금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배당금에 대한 배당소득세의 경우는 한국주식과 미국주식이 비슷합니다. 한국주식은 14%의 배당소득세에 1.4% 지방소득세를 더해서 총 15.4%이 세금을 원천 징수하고 계좌로 입금됩니다. 미국주식의 경우 배당 소득세가 15%라서 이미 한국의 배당소득세 14%보다 높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세금을 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미국주식은 15% 배당소득세에 대해서만 원천징수 후에 달러로 계좌에 입금됩니다. 그래서 배당소득세는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크게 우려하는 부분은 한국주식에 비해 큰 미국주식의 양도소득세입니다. 미국주식의 경우 매도할 때 매도 차익의 20%의 양도세율이 적용된다. 지방소득세 2%까지 더해져서 총 22%의 적지 않은 양도세를 내야합니다. 한국주식의 경우도 2023년부터는 주식 매도 시에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20% 양도소득세와 2% 지방소득세까지 총 22%의 세금을 내게 될 예정입니다만 5,000만원까지는 비과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여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주식의 공제액은 250만원으로 적기어서 이에 대한 부담을 더 크게 느끼게 됩니다.

 그나마 이런 양도세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첫번째는 1년에 허용하는 기본 공제 250만원을 이용하여 매년 250만원의 이익만큼만 주식을 매도하여 양도세를 피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점점 투자금이 커지면서 시간이 갈수록 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1년 250만원에 대한 22%의 세금은 55만원이고 10년이면 550만원입니다. 10년 투자 기간 동안 550만원 공제가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두번째는 손실중인 종목을 팔았다가 다시 사는 방법으로 손실금액을 확정시켜서 공제액을 늘리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000만원 손해중인 종목을 팔았다가 다시 사면 수수료는 조금 들 수 있겠지만 공제액이 1,000만원 증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럼 일년에 총 1,250만원만큼의 이익에 대해 공제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이를 Tax-loss harvesting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방법도 장기 투자를 할 수록 손실나는 종목이 점점 줄어들기 때문에 시간이 갈 수록 공제액을 늘리기 위한 매도 종목이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큰 손실이 발생할 수록 공제 가능 금액이 커지는 역설적인 상황이라 그리 유쾌하지도 않습니다.

 그나마 괜찮은 방법은 세번째로 미국주식을 가족에게 증여하는 것입니다. 미국주식을 가족에게 증여할 경우에 증여 받는 사람에게 적용되는 매수가는 증여 시점 전후 2개월 종가의 평균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미국주식 1억원을 매수했는데 이게 2억원으로 올랐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제가 이 주식을 매도할 경우에 1억원의 이익에 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하고 9,750만원에 22%의 세율이 적용되어 2,145만원의 양도세를 내야합니다. 그런데 제가 이 2억원의 미국주식을 배우자에게 양도하고 증여 시점 전후 2개월의 종가 평균이 2억원이라면 배우자에게 이 주식의 매수가는 2억원이 됩니다. 그리고 이 주식을 2억언에 매도하면 양도세는 0원이 됩니다. 물론 매도시점에 2.1억원이 되었다면 1,000만원 빼기 250만원에 대한 양도세는 내야합니다. 

 참고로 10년 동안 배우자에게는 6억원, 직계존속이나 직계비속에겐 5천만원까지 증여세가 공제됩니다. 앞으로 세법이 어떻게 변경될지 모르지만 현시점에서는 결혼해서 좋은 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혼 및 출산 장려 차원에서 라도 변화가 없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인간에게 피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죽음이고 하나는 세금이다.” - 벤자민 플랭클린

 여러가지 절세방법을 이야기했지만 우리가 살아있는 한 소득에 대한 세금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그 세금을 제하고도 더 나은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성장성과 안정성을 갖춘 미국주식이 많습니다. 이런 미국주식을 통해 많은 이익을 만들어서 세금도 많이 내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투자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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