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할 때 큰 관심사 중의 하나는 가정의 돈을 어떻게 운용하냐입니다. 흔히 경제권을 누가 가져가냐에 흥미를 갖곤 하죠. 저희 부부의 경우 맞벌이를 하고 있는데 돈을 관리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와이프가 월급을 받아서 본인이 쓸 돈을 쓰고 남는 돈을 저의 계좌로 보냅니다. 얼마를 쓰고 얼마의 돈을 보내는지는 상관없습니다. 다만 연말이 되면 각자가 계좌로 얼마를 보냈고 얼마를 모았는지 리뷰를 합니다. 그렇게 모인 돈은 주식투자의 투자금으로 쓰입니다. 사실 이렇게 한가정의 전재산을 주식에 몰아서 투자하기기 쉽지 않은데 저는 와이프를 어떻게 설득했기에 매달 와이프가 보내주는 월급으로 주식투자를 하고 있을까요.
사실 가족에게 주식투자 한다고 하면 좋은 소리 듣기는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큰 돈을 굴리고 있다면 나보다도 가족들이 더 발을 동동 굴리며 걱정을 합니다. 그럴 때 보통 투자자들은 '나는 단타같은거 아니고 가치투자 하는 거야' 라거나 '이 투자 대가의 영상을 봐봐. 주식은 돈놀음이 아니고 꾸준히 사모아가는 거야' 등의 말을 하며 가족을 설득시키려 합니다. 실제로 본인은 그 투자 대가처럼 운용하지도 못하면서 말이죠.
제가 비교적 쉽게 와이프를 설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기록입니다. 지난 2016년부터 주식투자를 하면서 기록해온 내역을 전부 보여주고 설명해주었습니다. 이걸 토대로 신혼집을 월세로 구하는 결정을 하고 보유중이던 주식을 한주도 팔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주식투자를 잘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 가치투자를 하던 단타를 하던 알바 뭡니까. 이 사람이 그거 해서 돈을 벌었냐 못 벌었냐 앞으로 계속해서 벌 것 같으냐 가 중요하죠. 저는 다행히도 주식투자를 통해 은행예금 이자를 넘어서는 이익을 장기간에 걸쳐 잘 이어왔고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기록이 꽤나 그럴듯하게 남겨져 있어서 비교적 쉽게 와이프를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와이프에게 매달 월말에 결산을 보고 드리고요.
혹시 본인의 주식투자를 걱정하는 가족에게 '주식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라거나 어느 유명한 주식투자자의 영상을 들이밀며 설득을 하고 계시지는 않나요. 본인 같으면 검증없이 말뿐인 사람에게 가족의 소중한 자산을 믿고 맡길 수 있겠나요.
누구나 공부를 한다고 사법고시를 패스할 수 없듯이 안타깝게도 누구나 주식투자를 한다고 돈을 벌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걱정하는 가족들에게 응원해주지 않는다고 서운해하지 말고 3년이 됐던 5년이 됐던 자신의 투자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길 바랍니다. 앞으로 10년, 20년 넘게 투자를 해야 하는데 3년, 5년의 증명의 시간을 갖고 난 후에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늦지 않습니다.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나의 투자를 먼저 증명을 하고 설득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단순이 말뿐이 아니라 기록을 통해서 말이죠.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나 스스로도 확신이 없다는 반증입니다.
그 기록이 대단한 방법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월별로 주식 계좌에 얼마의 투자금을 넣었고 현재 잔고 가치가 얼마인지정도면 됩니다. 그러면 투자금을 제외하고 실제로 내가 벌어들인 돈을 알 수 있겠죠. 그것이 매달의 변화는 크게 중요하지 않지만 1년, 2년, 3년이 기록되면 내가 정말 돈을 벌고 있는지 인건비는 뽑아내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입니다. 하루 종일 주식창을 쳐다보고 있으니 차라리 야근하고 수당이라도 받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 될 수도 있죠.
그리고 주식에 대한 매매기록도 필요합니다. 내가 어떤 생각으로 그 종목을 샀고 팔았는지에 대한 기록이 남아야 합니다. ROE가 높아서 샀다 거나 PER이 낮아서 샀다 거나 배당률이 높아서 샀다 거나 아니면 누가 사라고 해서 샀다 거나 전부 기록해 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주식을 사면서 했던 행동, 그 행동의 결과, 이것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어느 명강사가 알려주는 방법론보다도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주식투자 학습서로 도움이 될 것입니다.
주식시장에서 나를 시험할 수 있는 기회는 무한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수하는 한 건 한 건을 배움의 기회로 삼고 그 안에서 가능한한 많은 경험과 지혜를 뽑아내야 너무 늦지 않은 시간 안에 진짜 돈 버는 주식투자를 할 수 있을 겁니다. 기대와 희망에 찬 투자 말고, 진짜 돈 버는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분명 가족들이 쌍수 들고 환영하며 여러분의 투자를 믿어주고 지지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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