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공무원 9급 시험은 2년짜리 공부라고 합니다. 그리고 7급 시험은 3년, 5급은 5년이라고 얘기합니다. 당연히 개인차가 있겠지만 이 기간은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래서 보통 이 기간을 넘어가면 시험을 포기하게 됩니다. 물론 이 기간을 넘어서 합격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겠지만 공부를 계속 한다고 합격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5년차나 6년차나 그냥 똑같다는 게 대다수의 의견입니다. 그리고 이정도 되면 본인뿐만 아니라 주위에서 뜯어말리기 시작하죠. 이 시험에만 매달려 준비하다가 인생에서 놓치는 것들이 점점 많아질테니까요.
이상하게도 주식투자에서는 이런 시간제한의 개념이 전혀 없는 거 같습니다. 수년간 손해를 보면서 시간은 시간대로 쓰며 허송세월을 보내도 그만 두기가 쉽지 않죠. 마치 호날두나 메시가 드리블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거 봐 나도 저렇게 하면 할 수 있다니까'라고 말하듯이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로 다른 돈 버는 사람들을 보면서 미련을 버리지 못합니다. 그리고 얼마못가서 '아 나는 박지성 스타일이었네'하면서 또 다른 방법을 찾은 것에 위안을 느끼며 다시 매달립니다.
지금까지 주식투자에서 실패한 이유는 단타를 따라해서 그런 거야, 이제 가치투자라는 걸 알았으니 주식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을 꺼야 라고 갑자기 부푼 꿈을 꾸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저의 개인적인 신념으로는 단타나 차트투자 방식보다 주식의 가치에 초점을 맞추는 가치투자의 성공확률이 더 높다고는 생각합니다. 다만 좋은 축구화를 신는다고 전부 뛰어난 축구 선수가 되지 못하고, 동일한 수학의 정석을 보고도 누구는 명문대에 가고 누구는 그러지 못하듯이 가치투자 한다고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판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판에서 당신은 할 수 있다고 계속해서 용기를 북돋아 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 사람이 얼마 남지 않은 자금까지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주식투자로 성과를 못내면 그만두라는 거냐 물으신다면, 맞습니다. 5년, 10년 넘는 장기간 주식투자를 해왔는데 아직까지도 방법과 전략을 찾지 못하고 여기서 손실 저기서 손실 보며 이리저리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면 과감히 주식투자를 그만두는 게 인생을 위해서 훨씬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수년간 시행착오를 겪어보는 건 투자 공부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을 넘어서 손실을 반복하고 전략 바꾸기를 밥 먹듯 한다면 그것은 중독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기운 빠지게 하는 얘기가 될 것 같기도 합니다만, 아무리 붙잡아 놓고 기본이라도 하게 드리블과 패스를 가르쳐도 해도 얼마 못가 호날두와 메시 영상 보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람이 변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거 다들 공감하실 겁니다. 주식투자를 하는 것이 인생에 도움이 되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반드시 재미가 아닌 성과나는 주식투자 길을 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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